
PNC Insight Publisher’s Column
숙련가에서 진짜 전문가로:
일터학습의 비밀, 70:20:10
경험, 성찰, 그리고 코칭이 만드는 압도적 성장의 방정식
“10년을 일했다고 해서 10년 차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1년 차의 경험을 10번 반복한 ‘숙련가’일 수도 있다.”
PNC인사이트 발행인이자 HRD 현장에서 수많은 조직의 성장을 지켜본 전문가로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구성원들이 ‘익숙함’을 ‘전문성’으로 착각할 때다. 눈감고도 할 수 있는 업무의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전문가는 예기치 못한 문제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을 창출해 내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숙련가를 넘어 ‘진짜 전문가’로 성장하는 동력은 어디에서 올까? 교육장(Classroom)의 화려한 조명 아래서일까? 아니다. 성장의 90%는 우리가 매일 치열하게 부딪히는 ‘일터(Workplace)’ 그 자체에서 일어난다. 이를 가장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바로 ’70:20:10 프레임워크’다.
학습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70:20:10 모델)
창의적 리더십 센터(CCL)의 연구에서 비롯된 이 모델은, 성공한 리더들의 학습 경험을 분석한 결과다. 성과를 만드는 실질적 배움의 비율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도전적 경험
(Experience)
실제 업무 경험, 새로운 과제,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
타인과의 상호작용
(Exposure)
상사, 동료, 멘토의 피드백, 관찰, 코칭 및 네트워크를 통한 사회적 학습
공식적 교육
(Education)
이러닝, 워크숍, 세미나, 독서 등 구조화된 형태의 지식 습득
경험의 함정, 그리고 ‘성찰학습’이라는 열쇠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70%의 ‘경험’이 자동으로 ‘학습’으로 전환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존 듀이(John Dewey)의 명언처럼 “우리는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대한 성찰로부터 배운다.”
그저 바쁘게 일을 쳐내는 사람은 ‘숙련가’에 머문다. 하지만 일을 마친 후 ‘무엇이 잘 되었나?’, ‘무엇이 문제였나?’,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다르게 접근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복기(After Action Review)하는 사람은 비로소 ‘진짜 전문가’로 도약한다. 이 과정이 바로 성찰학습(Reflective Learning)이다.
스스로 성찰이 어렵다면? ‘코치(20%)’가 필요한 이유
안타깝게도 인간은 자신의 뒤통수를 스스로 볼 수 없다. 인지적 사각지대(Blind Spot) 때문이다. 과도한 업무 압박 속에서 스스로 멈춰 서서 깊이 성찰하기란 쉽지 않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70:20:10 모델 중 ‘20%’에 해당하는 상호작용, 즉 ‘코치(Coach)’의 존재다.
- 거울의 역할: 코치는 지시자가 아니라, 구성원이 자신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비춰주는 거울이다.
- 질문의 힘: “왜 그렇게 했어?”라는 추궁 대신, “그 과정에서 새롭게 배운 것은 무엇인가?”, “다른 각도로 생각했다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까?”라는 ‘촉발 질문’을 던진다.
- 리더의 의무: 일터에서 이 코치의 역할은 외부 전문가가 아닌 선배나 상사가 반드시 수행해야만 한다. 업무의 맥락을 가장 잘 아는 현장의 리더만이 실시간(Real-time)으로 70%의 경험을 성찰로 연결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HRD 담당자를 위한 실천적 시사점
이러한 일터학습의 패러다임은 HRD 부서의 역할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제 HRD는 10%의 ‘교육 프로그램 제공자’를 넘어, 90%의 경험과 성찰이 일어나는 ‘일터학습 환경의 설계자(Learning Environment Architect)’로 거듭나야 한다.
10%의 교육을 70%의 과제와 연계하라
교육장에서 배운 내용을 즉시 실무(Action Learning)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현업 과제의 결합을 기획해야 한다.
리더를 ‘현장 코치’로 무장시켜라
리더십 교육의 핵심은 리더들이 구성원의 성찰을 돕는 코칭 스킬(질문, 경청, 피드백)을 습득하도록 돕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조직 내 ‘성찰의 리추얼(Ritual)’을 구축하라
프로젝트 종료 후의 회고 미팅, 주간 스크럼에서의 러닝 셰어링(Learning Sharing) 등 성찰이 조직의 당연한 습관이 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맺으며
일터는 그 자체로 가장 훌륭한 학교다. 경험(70)은 재료이고, 교육(10)은 촉매제이며, 코치와의 상호작용과 성찰(20)은 이를 전문성으로 빚어내는 연금술이다. 우리 구성원들이 단순한 ‘숙련가’를 넘어 시대를 이끄는 ‘진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제 현장의 리더들과 HRD가 함께 ‘성찰과 코칭의 무대’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